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숨은 과학
- Posted at 2008/04/20 14:36
- Filed under IT 과학
황춘성 / 블로거, 5월의 작은 선인장 운영자
2003년도에 유명했던 영화《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는 교육적으로 매우 유용하다.
말미잘 속에서 공생하면서 물고기인 clownfish 니모의 아빠 말린은 사고 이후 니모를 과잉보호하는 부모다. 이 영화는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던 니모가 부모에게 반항하면서 일어나는 힘든 여정을 그린 영화다.
니모의 아버지는 여행을 하면서 150살 먹은 바다거북이를 만나고, 바다거북이로부터 교육에 대한 간접적 가르침을 받는다. 그래서 영화가 끝날 때는 니모 아버지의 교육방식이 시작할 때와는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사실은 니모 아버지의 모습은 현재 우리나라의 보통 부모와 비슷하다.)
좋은 영화에서 옥의티를 찾는 것도 재미있다. 만화영화도 만들다보면 예기치 않은 NG를 내기 마련이다. 이러한 NG는 스토리가 탄탄할수록 적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NG가 전혀 없는 만화영화를 찾기는 쉽지 않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는 NG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 만화영화에서는 한 가지 NG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NG와 함께 과학과 관련된 사항 두 가지를 더 살펴보고자 한다.
1. 니모의 짝짝이 지느러미를 통제하는 뇌에 대해서....
니모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른쪽 지느러미가 작다. 그렇기 때문에 니모는 왼쪽과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오른쪽 지느러미를 항상 몇 배 더 많이 움직인다. 상당히 많이 움직이는 것을 영화를 보는 내내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느러미는 뇌에서 보내는 전기신호에 의해서 움직인다. 니모는 다른 부분과 상관없이 계속해서 오른쪽 지느러미 근육에 움직이라는 신호를 줘야 한다. 물고기에게 지느러미는 마치 사람의 팔이나 다리와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걷거나 뛰는 행동은 우리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의 규칙성에 의해서 형성된다. 하나의 움직임은 다음번 움직임의 시작 신호가 되고, 우리는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걸을 수 있게 된다.
오른팔이 앞으로 나오는 행동은 왼발이 앞으로 나오는 행동과 같은 시작 신호에 의해서 시작되고, 이 행동의 끝은 왼팔과 오른발이 앞으로 나오는 행동의 시작 신호를 만든다. 이러한 행동과 시작 신호의 반복은 우리가 규칙적인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는 기본원리가 된다. 발과 팔의 흔들림을 다르게 하면 걷기가 매우 힘든 이유는 (물리적 작용-반작용과도 연관성이 있지만) 여기에서 기인한다.
다리가 많은 절지류나 곤충류는 앞 다리의 움직임이 다음 다리의 움직임의 신호를 만들기도 한다. 보통 '이머전스'(emergence)라고 부르는 이 반응은 사실 다리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중추들은 매우 단순한 반응을 하지만, 그것들이 뭉쳐 하나의 동물을 구성했을 때 매우 복잡한 절지동물의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을 잘 설명한다.
니모 아빠는 니모의 오른쪽 지느러미를 '행운의 지느러미'라 하여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를 주도록 교육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무튼 니모의 지느러미의 움직임은 분명 일반적인 물고기의 움직임과는 다르다. 오른쪽 지느러미의 움직임은 왼쪽 지느러미나 꼬리지느러미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아마도 니모의 뇌나 신경은 매우 특별하게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쩌면 니모는 일반적인 어류로서의 '크라운피쉬' 그 이상의 물고기인지도 모른다.
2. 해류의 솔리톤
해류는 바닷물이 흐르는 흐름을 이야기하는데, 바닷물의 흐름 중에서도 표층류를 일컫는 말이다. 심해에도 물의 흐름이 형성되기는 하지만, 유속이 많이 느리고, 항해 등에도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보통은 해류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리고 해류를 바닷물의 흐름이라고 하더라도 사실상 눈에 띄는 흐름인 경우가 거의 없다. 보통 바닷물의 흐름 방향이 30% 정도만 일치하더라도 해류라고 부른다. 다시 말하자면 반대로 흐르는 물결이 형성될 가능성도 높다. 계절풍을 이야기할 때라도 반대 방향의 바람이 불 수 있는 것과 비슷하다.
흐름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특정한 두 장소 사이에 나타나는 흐름은 모든 공간에서 균일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보이듯이 특정한 좁은 공간에서 흐름이 강하고 균일하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흐름은 물리적으로 주변에서 격리된 성질을 가져서 한번 생기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또한 물의 성질이 변화하는 주기에 따라서 보통 매년 같은 시간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바다거북이들이 호주동부해류를 고속도로처럼 활용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마치 롤러코스트를 보는 것처럼 신나 보인다. 해녀들의 말씀에 의하면 우리나라 동해안에도 이러한 흐름이 자주 형성된다고 한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엄청나게 빠른 흐름은 아니라고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꼭 바다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대기 중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성층권에서 형성되는 Jet 기류가 그 예이다. Jet기류는 20~30km 상공에서 형성되는 매우 차고 빠른 바람으로 그 폭이 수십~수백 km에 이르는 흐름이다. Jet기류는 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여름철 집중호우나 겨울철 추위 등과도 관련성이 있다.
보통 Jet기류는 비행기 항로로 많이 이용된다. 비행기가 Jet기류에 들어서면 속도도 빠를 뿐 아니라 연료를 많이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비행도중 Jet기류를 만나면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도 일종의 솔리톤이라고 볼 수 있다. 솔리톤 중에 한 자리에서 균일한 모양을 유지하는 모양의 유형인데, 이런 모습은 일상생활에서도 종종 관찰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부분적으로 형성되는 해류의 겉과 속에 각각 위치한 물고기들끼리 서로 대화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해류의 속도가 차이가 나는 부분에서 물의 물리적 성질이 크게 차이가 나서 음파가 전달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3. 시드니에서는 전향력이 운동 방향의 왼쪽으로 작용
니모가 치과의사의 수족관에서 탈출하는 장면이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는가?
전향력(Coriolis Force)은 운동방향의 오른쪽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소용돌이가 형성되는 방향은 시계 반대방향이다. 이에 대한 설명은 매우 긴 이야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생략한다. 위의 장면을 살펴본다면 니모가 움직이는 방향은 시계 반대방향인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위의 장면은 우리의 경험과 잘 일치한다. 그런데 저 장면이 NG인 것은 배경이 호주 시드니에 있기 때문이다.
전향력이 운동방향의 오른쪽으로 작용하는 것은 지구의 북반구에서만 통용되는 것이다. 남반구인 시드니에서는 전향력의 방향이 반대(같은 위도에서의 힘의 크기는 동일)로 왼쪽으로 향하므로 소용돌이 방향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게 된다. 따라서 니모는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구멍으로 빨려들어 갔어야 정확한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이 문제는 아마도 영화를 제작한 사람들이 미국 헐리웃에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이고, 사실 대부분이 모르고 지나치는 NG 장면이기도 하다. (글쓴이도 처음에는 모르고 지나쳤다.)
여기서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욕조나 세면대에서 물이 빠지는 방향은 전향력과 상관없이 불규칙하다는 글을 다수 확인할 수 있는데, 누군가가 전향력의 크기가 매우 작으니 물을 회전시킬 수 없다는 글을 작성한 것이 대중에게 설득력을 갖고 전파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찌보면 설명없이 전파되는 ‘펌’ 문화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4. 기타
영화에는 고래의 생태에 대해서 엉뚱하게 목구멍으로 넘어가서 숨구멍으로 나오거나 입 속에 따로 수면이 존재하는 등의 마치 『피노키오』를 보는듯한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그 이외에도 여러 가지 말도 안 되는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 이외에는, 최소한 크라운피쉬의 생태에 대해서 잘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좋은 영화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 엔딩에서....
영화 진행과정에서 상어에게 잡혀왔던 작은 물고기 한 마리에 대해서 엔딩에서 재미있고 대단한 모습을 보여준다.
극장이나 비디오나 동영상으로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중에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의외로 없는 것 같다.
** 크라운 피쉬
크라운 피쉬는 아네모네 피쉬라고도 불린다. 아네모네는 말미잘을 뜻한다.
크라운 피쉬는 성전환을 하는 물고기로 유명해서 암수 구별없이 고환과 정소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동물들은 생각보다 많아서 소설 『쥬라기공원』에서는 공룡들(특히 랩터 종류)이 공원의 통제를 벗어나 번식하게 되는 한 원인으로 공룡에 삽입된 개구리 DNA에 의한 성전환을 주목한다.
크라운 피쉬는 한 무리 속에서 큰 것이 암컷, 작은 것이 수컷이 되어 번식을 하게 된단다. 물론 암컷이 죽으면 수컷이 암컷으로 성전환을 하게 되어 새로운 수컷을 맞이하게 되고....
* 이 글은 주간한국에 3주에 걸쳐 게재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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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욕조나 세면대에서 물이 빠지는 방향은 전향력과 상관없이 불규칙하다는 글을 다수 확인할 수 있는데, 누군가가 전향력의 크기가 매우 작으니 물을 회전시킬 수 없다는 글을 작성한 것이 대중에게 설득력을 갖고 전파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찌보면 설명없이 전파되는 ‘펌’ 문화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 전항력의 크기가 매우 작아 욕조나 세면대의 물이 거의 랜덤한 방향으로 돌며 빠지는 것이다라는 설명이 옳은 설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 오래전에 물리학회 계시판에 설명이 있었고 지금은 물리로의 항해라는 네어버 카페에도 설명되어있다. 물리학 전공 교수님들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며 특히 충남대 물리학과 이해심교수님은 당신같은 사람을 위해 직접 실험한 동영상을 네이버 카페에 올려놓으셨다. 저자는 "설득력을 갖고 전파된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는데 설득력이 있지만 틀렸다는 주장을 하려면 왜 틀렸는지 설명해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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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동영상 주소좀 알려주기시 바랍니다.
아...물론 동영상에 이해심 교수님의 얼굴도 동시에 나오는 것이겠죠?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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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드니 사는데요, 호주로 와서 집에 있는 물 내려가는거 유심히 본적이 있는데 시계 반대 방향으로 빠져 나가던데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전향력과 물빠지는거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나오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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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bodaga님 블로그의 방명록에도 남겼지만, 동영상 촬영해서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이메일(제 블로그 메인에 이미지로 있습니다.)로 보내주시거나 원하시면 제 메신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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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에 남기신 글 읽고 건너 왔어요.그렇쟎아도 작은인장님 이글 보고 니모랑 심슨, 엑스파일2를 묶어서 남반구에는 물이 시계방향으로 빠질까 뭐 그런 글 한번 적어 볼까도 생각했는데, 니모이전엔 미국애니메이션 심슨에서도 동일한 내용이 나와서 많은 사람들이 남반구에서는 물이 시계방향으로 흘러 내려 간다고 믿는다고 알고 있어요.
작은인장님 방명록에 남기신 글보고 물래려가는거 다시 확인 해보았는데 시계반대 방향으로 빠지는데요. 동영상 만들어 볼께요
인터넷 더 찾아보니 싱크대의 구조, 여러가지 이유로 랜덤으로 시계방향, 반대 방향으로 흘를 뿐이지 전향력과는 관계없다고 나오네여.글적으면 트랙백이랑 보낼께요. 이글 참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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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재미있다... 그렇지만 실제 과학은 너무 어려워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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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블로거뉴스~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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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전향력이 충분히 작아서 아무 상관없다'가 옳은 설명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이발사에게 해 준 이야기' 뭐 제목이 이거 비슷한 책에서 읽은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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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글을 예전에 읽어봤습니다만 그 글에서는 말하는 바가 좀 틀려서 구심력 관련된 지적이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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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인장님, 어제밤에 실험하고 동영상 만들어 글과 같이 올렸는데, 한번 읽어 보아 주세요. 적다보니 작은인장님을 해(?) 하는 글이 된것도 같은데 그런 의도 없고요^^; 실험의 객관성도 많이 떨어 지는데 둘러보시고 의견 달아 주시면 고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