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이용자운동에서 미디어책무위원회 까지
- Posted at 2008/05/29 15:50
- Filed under IT 과학
민경배 / 경희사이버대 교수
함께하는시민행동 “포털 이용자 운동”
2006년 5월, 포털 뉴스를 둘러싼 사회적 이슈들이 막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할 무렵이다. 포털 뉴스에 대한 문제제기의 타당성은 공감하면서도 이러한 논의가 지나치게 정치권의 정략적 논리에 경도되어 있다고 판단한 필자는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통해 ‘포털 이용자 운동’을 주창했었다. 포털 뉴스에 대한 지나친 법적 규제보다는 이용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견제를 통해 포털 뉴스가 올바르게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였다.
포털 이용자 운동의 첫 행보는 네이버, 다음, SK커뮤니케이션즈, 야후 코리아, 엠파스(SK 커뮤니케이션즈와 통합 전), 파란 등 당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6개 포털사에 공개 질의서를 보낸 일이었다. ‘미디어 영역’, ‘이용자 권리 영역’, ‘프라이버시 영역’ 등 3개 영역에 걸쳐 총 12개의 질의를 담고 있었는데, 이용자의 입장에서 포털에게 개선사항과 제도적 보완장치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들 12개 질의 중 제일 첫 번째 질의 항목이 바로 지금의 미디어책무위원회와 같은 옴부즈맨 제도의 도입을 다음과 같이 권고하는 것이었다.
포털 뉴스 편집의 책임성 강화를 위해 옴부즈맨제도 제안
“포털사의 뉴스서비스가 이용자와 사회에 대한 책임성을 가진다고 하면 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서 독자위원회나 옴부즈맨제도가 필요합니다. 포털사는 독자위원회나 옴부즈맨들에게 뉴스의 편집 및 유통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운영에 관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뉴스 유통과 중개의 투명성을 향상시키고 자율적인 모니터 활동을 통해 공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견해 혹은 계획에 대하여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실시하고 있는 곳은 운영 내용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6개 포털사 중 가장 먼저 답변을 보내온 곳이 SK커뮤니케이션즈였다. 그리고 질의 사항들에 대해 가장 충실한 답변과 적극적인 수용 의지를 보여준 곳도 SK커뮤니케이션즈였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SK커뮤니케이션즈 뉴스팀에서 두 분이 필자를 찾아왔다. 포털이용자운동에서 제안한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할테니 위원으로 참여해 달라는 것이었다.
“어라? 이거 아주 도발적인데?”
필자의 머리 속에 제일 먼저 든 생각이었다.
“시민단체에서 포털이용자운동을 주창해놓고 특정 포털사에 옴부즈맨으로 참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가?”
필자의 머리 속에 두 번째로 떠 오른 생각이었다.
선뜻 확답을 못하고 이런 속내를 털어놓는 필자에게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오신 분들이 두 시간 넘도록 옴부즈맨 참여를 요청하며 했던 이야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결자해지(結者解之)”
당신이 제안한 일 우리가 수용해 실행할테니 책임지라는 말이다. 포털뉴스의 옴부즈맨 운영이란 것이 아직 어디에도 선례가 없고, 실제 어떤 식으로 활동해야 하는지 자신들도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없으니 그 선례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집요하게 이어졌다. 자칫 대안도 없이 문제제기만 불쑥 던지는 무책임한 사람이 될 판국이었다.
“이런 걸 자충수라 하던가?”
미디어책무위원회가 포털이용자운동 첫 싹으로
결국 옴부즈맨 참여를 수락했고, 마침내 당시에는 이름도 확정되지 않았던 지금의 미디어책무위원회 첫 회의에 참석하게 된 것이 2006년 6월이었다. 포털이용자운동에서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불과 1달 만에 일이 여기까지 와버렸으니, 정말 순식간에 상황이 진행된 것이다. 이후 여러 달에 걸쳐 포털 옴부즈맨 제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많은 작업들이 미디어책무위원회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뉴스편집 가이드라인 제정이나 뉴스제공자 정정기사 코너 마련 등 포털이용자운동이 질의서를 통해 제안했던 주요 내용들이 미디어책무위원회의 손을 거쳐 실현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SK커뮤니케이션즈의 뒤를 이어 다음과 네이버도 유사한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포털이용자운동이 뿌린 씨앗이 SK커뮤니케이션즈의 미디어책무위원회란 밭에서 첫 싹을 틔웠고, 이제 그 줄기가 여러 포털들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결자해지(結者解之) 어느 정도 한 셈인가?”
(SK커뮤니케이션즈 미디어책무위원회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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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포털의 옴부즈맨 제도가 형식상이 아니라 내실을 갖춘 제도로 자리잡아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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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이 멀지만 희망이 보입니다.
활발한 활동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