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 파문 다시보기
- Posted at 2009/12/02 05:23
- Filed under 미디어
최성주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
미수다의 루저 파장이 예상외로 컸습니다.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나 방송사 측은 제작진을 교체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방송의 공적책임 문제를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방송법 제5조 1항은 “방송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공적 책임을 규정하고 있고, 제6조 5항은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공정성과 공익성의 의무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 방송법상의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 방송 제작 내용은 이 기준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고 하겠습니다.
‘루저’ 논란은 왜 이렇게 파장을 일으켰을까?
‘루저’ 발언은 방송이 외모지향적인 사고를 조장하는 한 몫을 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루저 발언을 ‘사회적 차별’, ‘남성 차별’이라고 한다면 너무 지나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키가 작다는 것이 사회적 약자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과장된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는 반응도 있는 것을 압니다.
이번 미수다 발언의 문제는 출연자 개인의 바람이나 취향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키가 180㎝이하의 남자’를 사회적 실패자라고 낙인찍어버린데 있습니다. 문제의 발언자가 20대 여대생이기에 ‘루저’ 발언의 최대 피해자는 ‘20대 남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주적이고 기회균등한 사회라고 하나 학벌과 지역과 배경으로 차별받는 현실, 더욱이 취업의 문이 바늘구멍처럼 좁아 우울한 20대들에게 ‘키’라는 신체적 조건을 꼬집어 ‘사회적 실패자’라고 하였으니 그들의 분노가 폭발해 버린 것이겠지요. 프로그램이 방송이 된 후 언론중재위원회에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고 피해를 받았다고 하는 사람이 날로 늘어나는 것은 공영방송이 공적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재미와 흥미위주로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야기된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누구 책임인가?
이 사안에서 가장 큰 책임은 역시 방송 제작진에게 있습니다. 프로그램 준비 과정에서 그런 의도를 바탕에 두고 제작을 했으며 그렇게 편집을 했습니다. 외모나 키가 우스갯거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그 프로그램 내용에 깔려있고 공중파로 실어 나르는 용감함을 발휘한 것이지요.
물질주의, 외모지상주의가 판치고 있는데 누구를 탓하겠냐고 말할 수 없는 것이 방송 제작진입니다. 국민이 공중파에 부여한 책임은 그저 쉴 거리, 보고 즐길 가십거리를 제공하라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인권의식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루저 파문이 나도 다른 사람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누구나 콤플렉스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외모가 중요한 경쟁력이 되는 사회를 살고 이와 같은 논란의 가운데 있지만 외모에 대한 그릇된 편견과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는 계기, 사회적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주고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은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미소와 따뜻한 눈빛 그리고 사랑이 담긴 한 마디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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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방송계의 관행과 제작과정 등을 살펴볼 때 이번 파문을 KBS,
특히 공영방송으로서의 KBS가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정치적으로 온당한 방송에만 갖혀 밋밋하고 생기없는 방송을 보고싶진 않지만
파격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데도 사회일반의 컨센서스에 심하게 반하는 내용을
여과없이, 때로는 과장해서 내보내는 것은 엄연히 직무유기이고 공동체에 대한 폭력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