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뽑은 2009 트위터 5대 인물

올 한해 트위터 열풍 속에서도 가장 개성 넘치는 활동이 돋보인 “트위터 5대 인물”을 내 맘대로 선정해 봤다. 미리 밝히자면 “트위터 5대 인물”에서 흔히 유명인이라 불리는 분들은 제외했다. 굳이 따로 소개 하지 않아도 다 알만한 분들이며, 이 분들의 트위터 활동도 이미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트위터 공간의 진정한 주역은 평범한 시민들이라는 점이다.  

트위터 5대 인물  

@5oa : 매일 밤 자정이 지나면 트위터 공간은 점호를 외치는 소리로 북적거린다. @5oa는 이런 트위테리안들의 점호를 체크하는 트위터 사감이다. 실제로 인천에 있는 모 대학교 기숙사 사감인 그녀는 오프라인에서 기숙사 점호가 끝나면 어김없이 트위터에 들어와 트위테리안들의 점호를 부른다.
이쯤 되면 가히 온-오프를 망라한 ‘점호녀’라 할 만 하다. 특유의 “캭캭”대는 웃음 소리(혹자는 괴성이라고도 함)와 함께 점호를 외치는 수 백 명의 목소리에 일일이 응대하는 정성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트위터 번개 모임에 참석해도 점호 때문에 자리를 일찍 떠야 하는 일이 가장 안타깝다는 그녀의 점호는 오늘밤도 계속된다. 

@dosanim : 트위터 입문자들을 위해 도사학당을 운영하고 있는 초보들의 스승님. 처음 트위터를 시작해 대화 나눌 사람도 없어 뻘쭘한 분이라면 일단 도사학당의 문을 두드리면 된다. 도사학당의 교복(d자 리본)을 프로필에 입는 순간 160명이 넘는 도사학당 문하생들의 동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사학당의 입학 자격은 팔로어 300명 미만인 자에 한해서 주어진다고 한다. 트위터를 하면서 궁금한 것,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자상한 지도 편달을 아끼지 않는 도사님의 제자 사랑은 극진하다. 도사님은 향후 트위터 방송을 활용해 도사학당 문하생들을 위한 동영상 교육 프로그램 제공하는 등 명실상부한 학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계획이라고 한다.  

@redsun579 : 자칭 ‘건어물녀’, ‘황후’라는 별칭을 거쳐 지금은 ‘싱글당’ 당주로 활동 중이다. 구글 닥스를 활용한 각종 그룹의 결성이 난무하던 지난 여름 홀연히 ‘싱글당’을 창당하여 주말에도 트위터를 배회하고 있는 외로운 싱글들을 일거에 결집시켰다. 구글 닥스에 형성된 숱한 그룹들이 대부분 침체기로 접어든 지금도 싱글당은 유일하게 꾸준히 당세를 확장하면서 오프 모임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싱글당은 애인이 있어도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당원 가입 자격이 주어지며, 만약 당원이 탈퇴를 하려면 결혼을 하든가 다른 당원들의 합의를 구해야만 가능하다는 조폭식 당헌 당규를 내걸고 있다. 싱글당의 기세와 당주 @redsun579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한국 정치판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MeredithLim : 트위테리안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트위터의 마스코트. 내년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중3 여학생이지만 세대와 주제를 초월한 거침없는 소통으로 트위터 공간에 많은 추종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중년 트위테리안들이 미래의 안락한 노후 보장을 위해 줄서기를 시작하면서 ‘미래권력’이란 애칭을 얻었다. 걸핏하면 리밋에 걸리지만 서브 계정까지 마련해 늦은 밤까지 수다를 멈출 줄 몰라 ‘멜봇’이라고도 불린다. 트위터 때문에 잠이 부족해 행여 키가 크지 않을까, 또 아침에 학교 지각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많은 트위테리안들이 늦은 밤이면 @MeredithLim를 향해 잠을 권하는 멘션을 부지런히 날리지만 그래도 그녀의 수다는 그치지 않는다.

@kimseongjoo : 매일 곳곳에서 펼쳐지는 트위테리안들의 오프라인 번개 문화를 처음 주도했던 ‘번개의 제왕’. 그래서 자칭 닉네임도 ‘번개킴’이다. 거의 대부분의 식사를 번개 모임에서 해결하고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번개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쏜살같이 달려가며, 심지어 창밖에 진짜 천둥 번개가 쳐도 자기를 부르는 줄 알고 트위터에 얼굴을 내민다. 그래서 혹자는 ‘번개 중독’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밥 먹고 술 마시는 소규모 번개를 넘어 ‘트위터 아나바다 기부파티’라는 대형 번개판을 펼쳐 트위테리안들의 기부문화 확산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가 오늘 저녁은 또 어느 번개 모임에 가 앉아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민경배 | 경희사이버대 교수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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