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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

 

오랜 세월동안 인류의 가장 큰 숙원은 ‘배부른 밥상’이었다.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먹거리가 풍요로워지면서 점점 사람들은 ‘맛있는 밥상’을 찾기 시작했다. 식사라는 행위는 생명 유지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차원을 넘어 취향이자 쾌락의 대상으로 격상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다시 새로운 밥상을 갈망한다. 바로 ‘안전한 밥상’이다. 건강에 좋은 영양가 풍부한 밥상이라는 호사스러운 욕구를 말하는 게 아니다. 먹고 나서 탈나지 않을 밥상이라는 지극히 당연하고 원초적인 욕구이다. 조류독감이 돌자 닭고기 판매량이 뚝 떨어지고, 광우병 공포 때문에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어 나오게 된 것도 결국 다 안전한 밥상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다
.

그렇다면 가장 안전한 밥상이란 어떤 것일까?

 

인간이 조류독감이나 광우병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먹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가? 윤리학자인 피터 싱어 그리고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이 함께 쓴 <죽음의 밥상>은 바로 이 문제를 인간의 입장이 아니라 밥상 위에 올려진 고기(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연히 살아있는 생명체였던)의 입장에서 되묻고 있다. 그리고 그 대답은 “아니오!”이다.

이 책에는 전혀 다른 식생활을 하고 있는 세 개의 가정이 등장한다. 첫 번째는 전형적인 현대식 식생활을 하는 미국의 보통 가족이다. 이들은 할인마트에서 고기와 달걀을 구입하고, 아이들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즐긴다. 두 번째는 양심적 잡식주의자 가정이다. 유기농 식품과 해산물을 주로 먹으며 고기는 인도적으로 사육된 것을 찾는다. 마지막 세 번째 가정은 완전한 채식주의자들이다. 동물성 성분의 음식을 거부하는 이 가족은 환경과 윤리 문제에 있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먹는 고기 - 비윤리적으로 사육되고 처참하게 도축된 것


저자들은 이 세 개의 가정을 차례로 찾아가 그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밥상 위에 올라온 음식이 어디서 어떻게 오게 된 것인가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평소 우리가 먹고 있는 닭, 돼지, 소 등이 얼마나 비윤리적으로 사육되고 처참하게 도축되는가를 때론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상세하고 생생하게 소개한다. 이렇게 시작된 저자의 밥상 탐구는 유기농 인증과 인도적 사육이란 것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공장식 가두리 양식과 지속가능하지 않은 남획으로 건져 올린 해산물 문제를 거쳐, 지역 토산음식과 공정무역에까지 이어진다. 이런 긴 여정을 통해 저자들은 우리의 밥상 위에 올라오는 먹거리들이 윤리적으로 취급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우리의 식소비가 윤리적이지 못하다면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그것은 결국 ‘죽음의 밥상’이 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해준다.

지금 광우병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는 “미국 사람들이 다 먹는 쇠고기를 수입하는데 뭐가 문제인가?”라고 주장하고, 시민들은 “미국 사람들도 먹지 않는 쇠고기까지 수입하니까 문제이다”라며 저항에 나섰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두 개의 상반된 주장과는 전혀 다른, 그러면서도 훨씬 명쾌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

“지금 미국 사람들이 다 먹는 쇠고기 역시 죽음의 밥상일 뿐이다.


[
덧붙이는 말] 혹시 식사를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가급적 식전에 이 책을 읽지 마시길 넌지시 권고 드립니다. 그러나 고기를 드실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가급적 식전에 이 책을 읽고 메뉴를 바꿔 보실 것을 강력히 권고 드립니다. (이달의 책, 2008. 6)

죽음의 밥상 상세보기
피터 싱어 지음 | 산책자 펴냄
도대체 무엇을 먹어야하는가 고기를 먹는 소, 학대받는 돼지, 잔인하게 살육되는 닭... 이 세상을 파괴하는 음식을 먹고 있을지도 모를 사람들을 위한『죽음의 밥상』. 이 책은 실천윤리학의 대표적인 학자인 피터 싱어와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이 함께 현대 식생활에 대한 무서운 현실을 파헤쳤다. 각기 다른 입맛과 식습관, 식품 쇼핑 방식을 가진 대표적인 세 가족들인 육가공 식품 애호 가족과 선택적 잡식주의가족,
사이버스페이스의 사회운동 상세보기
민경배 지음 | 한국학술정보 펴냄
이 책에는 온라인을 매개로 전개되는 새로운 방식의 사회운동들이 어떠한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 사회적 함의는 무엇인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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